2025.11.24 (월)

  • 구름많음동두천 11.1℃
  • 흐림강릉 13.5℃
  • 연무서울 12.0℃
  • 흐림대전 9.3℃
  • 흐림대구 6.7℃
  • 흐림울산 9.0℃
  • 흐림광주 9.2℃
  • 구름많음부산 11.6℃
  • 흐림고창 11.0℃
  • 흐림제주 13.8℃
  • 구름많음강화 12.1℃
  • 흐림보은 5.4℃
  • 흐림금산 6.0℃
  • 흐림강진군 7.4℃
  • 구름많음경주시 5.0℃
  • 구름많음거제 9.5℃
기상청 제공

미담인터뷰

눈썹 하나로 인상을 바꾸다

브로우핸즈 김민승 원장, 울산 반영구 시술의 기준을 다시 쓰다

미담타임스 김교환 기자 | 울산 남구 모처, 깔끔한 골목 끝에서 ‘BrowHands’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문을 열면 은은한 우드 향과 따뜻한 간접 조명이 방문객을 맞는다. 흔히 ‘반영구 시술실’이라고 하면 긴장되는 분위기를 떠올리기 쉽지만, 브로우핸즈의 공간은 마치 작은 디자인 스튜디오에 가까웠다. 벽면에는 고객 비포·애프터 이미지가 정돈되어 걸려 있었고, 작은 테이블에는 디자인 샘플이 섬세하게 놓여 있었다.

 

이곳에서 지난 7년 동안 반영구 한 길만 걸어온 김민승 원장을 만났다. 짙은 검정보다는 자연스러운 갈색 톤의 눈썹을 한 그녀는 카메라 앞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시술 전 디자인을 그릴 때의 집중하는 표정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눈썹은 얼굴의 균형을 잡아주는 축이죠”

인터뷰는 시술실 한쪽의 조용한 상담 공간에서 진행됐다.
김 원장이 첫 문장을 꺼내기 전, 그는 기자의 얼굴을 잠시 들여다보았다.

“사람 얼굴은 구성 요소가 많아 보여도, 균형을 잡는 기준은 몇 가지밖에 없어요. 그중 하나가 눈썹입니다. 눈썹 위치 하나만 달라져도 이목구비 사이 거리감이 달라지고, 표정의 방향도 달라집니다.”

그는 실제 상담 때도 고객의 얼굴을 여러 방향에서 관찰한다. 가운데 조명 아래, 고객이 고개를 숙였을 때와 들었을 때의 인상도 따로 확인한다.

“눈썹은 골격과 근육 움직임을 같이 봐야죠. 예를 들어 오른쪽 미간이 더 올라가는 습관이 있는 분이라면, 아무리 좌우 대칭 선을 정확히 그려도 실제 표정에서는 비대칭이 됩니다. 이런 걸 보정하는 것도 기술의 일부예요.”

즉, 눈썹 반영구는 단순히 그리기나 색소 작업이 아니라 얼굴 구조를 해석하는 작업이라는 설명이다.

 

반영구 시술, 왜 늘고 있을까… “과거와 달라진 기술”

울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반영구 시술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미용산업연구회에서 발표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20~50대 여성의 반영구 경험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자연 스타일’을 지향하는 시술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 김 원장은 그 이유를 기술 변화에서 찾는다.

“몇 년 전만 해도 선이 진하거나 푸르게 남는 사례가 많았어요. 그래서 ‘문신 같다’는 인식도 있었죠. 그런데 현재는 바늘 깊이나 각도, 색소 배합 기술이 많이 세분돼서 훨씬 자연스럽게 자리 잡습니다.”

그는 색소 배합표를 보여주며 “톤 하나를 정하는 데도 피부 두께, 유분, 기존 눈썹의 잔량 등 여러 요소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반영구 작업은 즉각적인 결과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빛을 띠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본 ‘디자인 작업’의 실제

취재 중 한 고객이 상담을 위해 방문했다. 김 원장은 스케치를 하기 전, 고객에게 “평소 메이크업을 어느 정도 하는지”, “출근 시간에 급하게 눈썹을 그리는 편인지”, “얼굴형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는지” 등을 차근히 물었다.

이후 연필로 가볍게 기준선을 잡기 시작했다. 고객은 거울을 들고 변화 과정을 직접 확인했다. 김 원장은 “대부분 처음엔 생각보다 높은 위치에서 선이 시작된다고 느낀다”며 “눈썹 디자인은 실제 얼굴 비율에 맞춰 조정되기 때문에 거울만 보고 있으면 다르게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은 짧으면 15분, 길게는 40분까지도 이어진다. 그는 정해진 ‘브랜드 스타일’을 적용하지 않고 사례마다 다른 접근을 한다.

“누구에게나 같은 모양을 적용하면 오히려 부자연스럽습니다. 본인 얼굴 길이, 눈두덩 두께, 앞머리의 방향까지 고려해야 맞는 모양이 나와요.”

 

시술 이후 며칠이 전체 결과를 좌우한다
반영구 시술은 작업보다 회복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도 했다.
“시술이 끝났다고 끝난 게 아니에요. 피부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색이 얼마나 남을지가 정해집니다. 그래서 기본적인 관리 사항을 지키는 게 중요하죠.”
건성 피부는 기초 보습을 강조하고, 지성 피부는 세안 후 유분 관리가 중요하다. 또한 시술 부위를 강하게 문지르거나 화장품을 빠르게 사용하면 색이 얼룩지게 자리 잡을 수 있다. 브로우핸즈에서는 이 과정을 안내하는 간단한 카드만 제공한다. 김 원장은 “관리 키트나 선물은 중요한 요소가 아니고, 핵심은 고객이 정확히 알고 관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보다 판단이 중요합니다”… 1:1 교육 현장
최근 김 원장은 자신이 해온 방식을 토대로 1:1전문 교육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엔 손이 떨리는 초보자라도, 실습 중심의 커리큘럼을 통해 자신만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갖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는 교육생들에게 시술 전 상담을 길게 할 것을 조언한다. “성격이나 생활 패턴, 표정 습관까지 파악해야 작업이 오래 유지됩니다.” 이러한 조언은 업계 초보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교육 과정에서는 모형 피부 연습, 색소 배합법, 선 두께 조절법 등 기술적인 내용도 다뤄지지만, 김 원장은 “기술을 빠르게 익히는 것보다 왜 그 선을 선택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 안에서 자리 잡아가는 직업인
울산은 대도시에 비해 반영구 시술 전문점이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젊은층의 수요가 늘면서 관련업이 조금씩 성장했다.
김 원장은 “특정 스타일을 선호하는 고객이 늘었다기보다는, ‘화장이 번지지 않는 편안함’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직접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직업이지만, 실제로는 디자인과 공예에 가까운 작업”이라며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관련 직업군도 전문성을 인정받는 단계로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인터뷰 말미에 “시술이 사람의 외모에 직결되기 때문에, 매 순간 좋은 선택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작은 작업이지만 어느 부분은 과감하게 줄이고, 어느 부분은 조금 더 채워야 하는지 매번 고민합니다. 고객에게 가장 어울리는 눈썹이 어떤 모습일지 판단하는 건 단순한 기술을 넘어서는 문제죠.”
브로우핸즈의 작업대 앞에는 여러 굵기의 바늘과 다양한 색의 팔레트가 줄지어 놓여 있다.
그리고 그 위에는 “눈썹 하나가 인상을 바꾼다”는 문장이 작은 메모지에 적혀 있었다.
김 원장의 일에 대한 태도를 가장 단정하게 보여주는 문장이자, 이 직업이 갖는 미세한 무게를 설명하는 말이기도 했다.

 

※브로우핸즈 (BrowHands)

대표: 김민승

주소: 울산 남구 월평로 160

주요 시술: 눈썹·입술·헤어라인·두피 반영구

인스타그램: @brow_hands0515